크리스천 아티스트

배우 강신일

친구 따라 간 교회에서 연극을 만났죠

우선 중저음의 목소리가 좌중을 압도한다. 그리고 보는 이들을 흡수해 그의 연기의 세계로 끌고 들어가는 카리스마가 있다.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씨름한 흔적이 그의 연기에 고스란
히 배어 나와 무게와 깊이를 더한다. 배우 강신일 장로가 하나님 안에서 풀어나가는 연기의 세계와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연극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교회학교 시절, 청년 시절부터 연극을 하신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당시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이시면서 연극반을 지도하시며 또 기성연극 활동도 하시던 최종률 장로님을 통해 처음 연극을 접했습니다. 그분을 중심으로 직접 소품도 만들며 연극을 시작했습니다. 1시간 가량의 단막극을 만들어 지역사회를 찾아가 공연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연극을 통한 선교, 기독교 문화의 정착과 지역사회 섬김을 위해 선교극단 ‘증언’을 창단해, 1980년 4월, 정식 창단 공연 ‘도마의 증언’이라는 작품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매진될 정도로 성황리에 공연됐습니다. 성탄절마다 공연되고 있는 연극 ‘빈 방 있습니까?’도 최종률 장로님께서 대본을 쓰신 공연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졸업을 하고 군에 입대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연극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사실 입대 전에도 매일 교회에서 살며 연극만 하고 지냈으니까요. 제대 후 극단 ‘연우무대’에 들어가게 되었고, 들어가자 마자 연극 ‘칠수와 만수’를 하게 됐습니다. 돌아보니 하나님의 기막힌 은혜였습니다.

장로님께 연극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청년 시절, 많이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연극도 그저 ‘하나님을 전파하는 도구’로 여겼습니다. 하나님을 찾는 과정 중에 만난 연극에 점차 제 인생이 젖어 들어가 살게 된 것이죠. 지금 저에게 연극, 연기는 ‘제 안에 심겨진 하나님의 형상을 찾아가는 과정의 일환’입니다. 그래서 연기에 대해 계획이나 모토도 없습니다. 제 삶에 가장 기본이 되는 성경구절은 창세기 1장 27절 말씀인데, 천지 만물을 다 만드시고 자기의 형상대로 인간을 빚으셨다는 말씀이 도전이 됩니다. 나에게 하나님의 형상이 있고, 또 다른 이들에게도 있다는 뜻이지요. 제가 미워하는 사람일지라도요. 나는 하나님의 형상에 얼마만큼 다가와 있는가를 늘 고민하고 반성하며 살고 있는데, 그래서 제 인생이 재미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나님은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요?

1975년 의정부에서 서울로 오게 됐습니다. 미션스쿨로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를 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1977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앞자리에 앉은 친구를 따라 교회를 나오면서 지금까지 동숭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장모님께서 목회활동을 하셔서 개척하실 때 대략 10년 정도 그 교회를 섬긴 것만 제외하면 계속 동숭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처음 친구가 교회에 가자고 했을 때, 바뀐 생활 환경에 친구도 없던지라, ‘교회’라는 단어가 굉장히 정감 있게 들렸습니다. 그래서 흔쾌히 교회에 가겠다고 했죠. 처음 교회 간 날 저를 맞이해준 친구가 고등부 회장이었는데, 그날 인격적으로 사람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하셨던 저희 학년 담당 선생님을 통해 성경을 알아가기 시작했고, 최종률 장로님을 통해서 연극과 인성을 배워갔습니다.
 
장로님께서 교회를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긴 시간 한 교회를 다니며 또 오랜 신앙의 동지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은혜지요. 동숭교회가 내년 10월이면 70주년을 맞이합니다. 담임목사님도 은퇴하시고요. 그래서 전교인이 ‘말씀대행진’을 진행하며 필사나 통독 등을 하는데, 저도 성경필사를 하고 있습니다.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재 사무엘상까지 필사했습니다.

찬송가 460장, ‘뜻 없이 무릎 꿇는’을 가장 좋아하신다고요.

이 찬양은 청년 시절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도전이 됩니다. 뜻 없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주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늘 생각하게 합니다. 젊은 날 이 찬양을 함께 부르며 신앙과 시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한 친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흉부외과 심장전문의로 예수님의 발자취를 의술로 실천하며 살아간 친구였는데, 지난 4월 암으로 하나님 곁으로 떠났습니다. 투병 기간에 코로나로 면회가 제한되어 기도하는 것 말고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 연주하며 노래하는 영상을 촬영해서 보내며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이 찬양도 친구에게 보내 응원하고 격려했지요. 그 친구가 곁에 없다는 것이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또 최근에는 찬송가 367장 ‘인내하게 하소서 주여 우리를’을 좋아하는데, 이 가사가 제 기도인 것 같습니다. 2019년 어느 가을 날 새벽기도를 가던 중 이 찬송을 들었고, 그해 성탄절, 저를 교회로 인도한 친구, 후배 두 명과 함께 교회 카페에서 4중창으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나 가장 고민하고 씨름한 것이 있을까요?

신앙은 하나님과 일대일 관계를 맺음과 동시에 이 땅에서는 이웃과 수평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지요. 그래서 주변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면 그 신앙도 무색해지는 것 같습니다. 연극, 연기도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처럼 결국 신앙도‘ 같이’가야 하는 것이지요. 끊임없이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만 지으신 것이 아님을 기억하고, 저의 의지가 아닌 하나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인내를 찾아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으신지요?

남겨진 시간, 즐겁게 살고 또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연기자로서는 그저 ‘무대를 사랑했고, 연기를 지극히 사랑하고 열정을 쏟은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고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작품 계획, 인생 계획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가을에 독립영화 제작이 예정되어 있고, 가능하다면 연말에 연극을 하고 싶은데 미정인 상태입니다. 그리고 계속 도전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공유하고 소통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작년에 복싱을 시작했는데, 1년 넘게 운동을 하다 보니 몸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힘과 자신감도 생기고, 수그러들었던 열정이 다시 일어났습니다. 운동이나 노래 등 무엇이든 연습하는 과정을 담은 강신일의 인생 연습, 연기 연습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특히나 노래는 제 인생의 숙제인데, 어떻게 하면 노래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습니다. 못하는 노래지만 이것도 공개해볼까 싶습니다.

기도제목을 나눠주세요.

처음 연극을 사랑했던 그 뜨거움으로 계속 연기할 수 있는 것과, 청년 시절에 가졌던 하나님과 교회와 사람들을 향한 열정이 식지 않고 오히려 더욱 풍성하고 폭넓게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이것들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